
*우리의 모습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매일 피튀기며 환자들을 수술하는 외상외과의사의 삶과 환자 한명을 치료하면서 사용되는 엄청난 양의 혈액, 약물, 수술도구 등으로 환자를 치료하면 오히려 병원 측에서는 적자가 나고 의사로서 부족한 설비 속에서 죽을 힘을 다해 환자를 살려내지만 아무리 지원요청을 해도 거들떠 봐주지도 않는 현실이 화가났다.
누군가는 생과 사의 고비를 넘기며 죽어나가고 있고 그 사람을 살리기 위해 삶의 많을 것들을 포기하며 필사적으로 달려드는데 누군가는 헬기를 타고 출동하는 중증외상센터 팀원들에게 소음관련 민원을 넣고, 김밥에 먼지날린다며 민원을 넣는다.
2011년 아덴만 여명작전에서 큰 부상을 당한 석해균 선장님을 이국종 교수님이 오만까지 비행기를 몇번이나 갈아타고 가 도착해 응급조치를 하고 청와대의 지원으로 한국으로 생환시켰을 때, 의사 커뮤니티에 올라온 댓글들은 '쇼를 하는거죠. 첨부터 원장이 나서서 인터뷰하고 쌩쑈하고 그렇게 해서라고 인지도를 좀 높여보자는 계산인가 본데 전국 누가 수원의 아주대를 찾아갈까요? 의사들도 이젠 웬만한 연예인들과 다를 게 없나봅니다.' '유명한 꼴통 새끼라네요. 아랫년차들 때리고 , 가오잡고..' 이랬었다.
'정의가 통하지 않는 사회' 이것이 대한민국의 뜨거운 민낯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생각해 보아야 할 점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모두 역할이 있을 것이다. 의사는 환자를 살리기 위해, 배우는 연기를 하기 위해, 엔지니어는 기계와 기술을 다루기 위해, 예술가는 창작을 위해, 학생은 학습을 위해 존재하고 그 위치에 따른 책임을 진다. 하지만 누군가가 또는 사회가 당신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게 한다면 어떡할 것인가?
이국종 교수님은 상황이 발생하면 전문의, 전담간호사와 함께 심혈관계 약품과 다량의 혈액을 가지고 출동하여 생명이 위독한 환자에게 삽관하고 병원으로 이송해 파열된 장기들을 피를 맞아가며 적출하고 봉합한다. 밤이고 낮이고 상황이 발생하면 출동해야한다. 사람이 죽어나가기 때문에. 하지만 중증외상센터 자체는 항상 적자이다. 병원 측에서도 무료로 봉사를 해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중증외상센터의 환자 수가 많아질 수록 적자는 심해지고 그 부분을 다른 과에서 메꿔야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국가적 차원에서 지원을 해줘야 하는 것이 아니냐? 그는 수 십번, 수 백번 병원에 보고하고 지원이 필요하다, 설비가 필요하다, 장비가 필요하다 보고서를 올리고 말해왔지만 아무도 그의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
중증외상, 즉 말그대로 다쳐서 중증외상센터를 오거나 죽는 사람들은 무직, 현장직 노동자들이 대부분이었다. 거기에 대한 우리의 생각은? '아 나는 공부 열심히해서 저런 직업을 가지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한다. 근데 어떡하나? 누군가는 해야할 일인데. 이국종교수님은 세바시 강연에서 이런 말을 했었다. "김영란법으로 의사에 대한 청탁같은 것이 금지되어 있는데 왜 제 휴대폰에는 수백통이 깔려있죠? 한국사회에서는 그러니까 다치거나 했을 때 전화해가지고 나 누군데 누구누구 알지 해가지고 제대로 푸쉬가 들어가거나 누군가 알고 그렇지 않으면 처리가 안되고 이게 비참한 현실이죠."
그렇다. 사회적 포지션이 없으면 사회적 이슈, 여론을 형성하지 못한다. 나만 하더라도 다쳐서 돌아가시는 분들이 이렇게 많은지 처음 알았다. 국내에서 1년에 30만명 가량이 돌아가시고 이는 암으로 돌아가시는 분들의 1/3정도 되는 수치이다.
올바른 길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야한다. 알게 모르게 깔려있는 사회의 불합리와 불신에 저항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름없는 자들의 부당한 희생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외상외과만 문제일까? 우리 개개인이 사회를 이루는 시스템의 구성원이다. 우리는 안 저렇다고 떳떳하게 말할 수 있을까? 우리 모두 한번씩 생각해보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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